2026년 8월 3주 청렴 동향
주간 · 세계와 한국의 청렴·반부패 동향을 실무자와 시민의 눈으로. 세 개의 명제로 시작해, 항목마다 실무자에게와 국민에게는을 붙였습니다.
이번 호 단서의 글로벌 윤곽
- 1장부를 만드는 나라와 장부를 지우는 나라가 같은 주에 갈렸다. 미국 재무부는 기업투명화법에 따라 5년 가까이 쌓아 온 국내 기업 실소유자 정보를 더 받지 않기로 했고, 이미 모아 둔 미국인 소유주 자료를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주 태국 경찰과 사업개발국은 후아힌의 15곳을 덮쳐 명의만 태국인인 부동산 회사 33곳을 겨눴고, 아일랜드는 첫 국가 자금세탁방지 전략을 내놨다. 실소유자를 누가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에 두 방향의 답이 동시에 나온 주였다.
- 2부패를 잡겠다고 만든 기술이 부패 수사를 받는 기관에서 나왔다. 알바니아 정부는 지난해 9월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장관을 내세우며 공공 입찰을 부패로부터 100퍼센트 자유롭게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 인공지능을 개발한 국가정보사회청의 청장과 부청장이 지금 입찰 조작 혐의로 기소 절차를 밟고 있고, 뇌물은 현금을 채운 와인 상자로 오갔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압수 대상 자산은 4,000만 유로가 넘는다. 도구를 도입하는 것과 그 도구를 만든 손을 검증하는 것은 다른 일이다.
- 3한국은 이번 주 규제를 받는 쪽이 아니라 집행하는 쪽에 서 있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311개 기관의 2025년 부정수급 제재 처분을 집계해 환수 1,296억 원과 제재부가금 500억 원, 합계 1,796억 원이라는 역대 최대 수치를 내놨다. 제재부가금은 1년 만에 74퍼센트 늘었다. 8월 20일부터는 개정 특금법이 시행돼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까지 범죄경력과 재무 건전성 심사를 받는다. 같은 주 국제 반부패 전문지는 한국 검찰이 잠수함 사업 관련 뇌물 혐의로 방산업체 임원을 체포했다는 소식을 다뤘다.
이번 호 구성
이번 주 헤드라인
미국 재무부가 기업투명화법(2020년 12월 제정)에 따른 실소유자 정보 보고 의무를 국내 기업과 미국인에 대해 없앴다. 외국 기업은 외국인 실소유자만 신고하면 되고, 그 회사의 미국인 소유주는 신고 대상에서 빠진다. 금융범죄단속국(FinCEN)은 이미 수집한 미국 기업 소유주 정보도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신고를 면제하는 것과 이미 쌓인 기록을 지우는 것은 성격이 다른 조치이며, 셸 컴퍼니를 추적하던 수사 도구가 하나 줄어든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한국 금융회사·핀테크·무역업체가 미국 거래처의 실소유자를 확인해야 하는 특정금융정보법상 의무는 그대로 남으므로, 미국 공적 등록부에 기대던 확인 경로를 상대방 자기신고와 계약상 진술·보장 기반으로 다시 짜야 한다.
알바니아는 지난해 9월 공공 입찰을 부패에서 자유롭게 하겠다며 인공지능 '디엘라'를 각료 지위로 내세웠다. 그런데 이 시스템을 개발한 국가정보사회청(AKSHI)의 청장과 부청장이 특정 범죄 조직에 유리하게 입찰을 조작한 혐의로 반부패 특별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법원 명령서에 담긴 혐의에는 현금을 채운 와인 상자로 대가를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정보기술 회사 소유주 두 명도 입건됐다. 압수가 명령된 자산은 부동산·차량·계좌·현금을 합쳐 4,000만 유로가 넘는다. 디엘라 개발 자체는 문제된 입찰에 포함되지 않았고, 관련자 누구도 아직 정식 기소되지 않았다. 부패 통제 도구의 성능보다, 그 도구를 만들고 운영하는 조직이 누구의 통제를 받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주는 사건이다.
집행의 현장
레바논 법원이 8월 10일 리아드 살라메 전 중앙은행 총재(76)와 사미르 한나 전 방크 오디 대표(88)를 상대로 횡령·자금세탁·뇌물·불법 재산 증식 혐의의 형사 절차를 개시했다.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중앙은행 자금을 유용해 상업은행 주식과 채권을 사들였다는 혐의다. 살라메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한나는 100만 달러 보석금을 내고 불구속 상태다. 두 사람 모두 혐의를 부인한다. 2023년 2월 첫 조치 이후 레바논 안에서만 올해 두 번째, 전체로는 세 번째 기소다. 스위스·프랑스·독일·룩셈부르크 수사 당국은 동생 명의 회사에 과도한 수수료를 물리는 방식으로 중앙은행에서 3억 달러 넘게 빠져나가 유럽의 부동산과 계좌로 흘러갔다고 본다. 국내 형사 절차와 국외 자산 추적이 서로의 증거를 보강하며 진행되는 구조가 이 사건의 특징이다. 확정 판결은 아직 없다.
공공의 청렴
스페인 투명성·좋은거버넌스위원회(CTBG)에 2026년 상반기 접수된 불복 청구가 1,75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0% 늘었다. 시민이 행정기관에 정보공개를 요청했는데 답을 받지 못했거나 답변에 동의할 수 없을 때 위원회에 내는 청구다. 1,211건은 중앙부처와 국가 공공부문, 547건은 협약으로 권한을 위임한 자치주·지방 기관을 상대로 한 것이다. 2025년 연간 접수는 2,767건으로 2024년보다 40% 늘었고, 2026년 5월 한 달은 343건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80% 많았다. 위원장은 이 증가가 투명성 문화의 진전을 보여 주는 동시에 기관의 자원 보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불복 증가는 행정의 문제일 수도, 권리 행사의 확대일 수도, 심사 기관의 신뢰 상승일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접수가 60% 늘었는데 처리 인력은 그만큼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업의 준법
위험관리 실무자 애들리 존 피셔가 감사 중심의 이사회 위험 감독 구조를 문제로 짚었다. 2026년 현재 S&P 500 기업의 거의 80%가 사이버보안 위험 감독을 감사위원회에 배정했고, 별도 위험위원회에 맡긴 곳은 10%가 되지 않는다. 지배구조 틀이 만들어지던 시기에는 재무 무결성·규제 준수·내부통제가 위험의 중심이어서 이 설계가 합리적이었지만, 오늘날 조직을 흔드는 위협은 사이버·운영·공급망·기술·조직 문화·전략처럼 재무보고 밖에서 발생한다. 2009년 워커 보고서가 이미 별도의 이사회 위험위원회를 제안했으나 17년이 지나도 표준이 되지 않았다. 형식적으로는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면서 전략적으로는 눈이 먼 상태가 가능하다는 것이 요지다. 한국도 금융회사를 제외하면 이사회 내 위험관리위원회를 둔 상장사가 많지 않아 같은 구조가 적용된다.
돈의 흐름을 좇다
태국 경찰이 8월 10일 후아힌 일대 15곳을 수색해 외국인 13명을 체포했다. 태국인 명의 주주를 내세워 외국인 대신 풀빌라 등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회사 33곳(보유 부동산 약 3억 밧)이 대상으로, 전국 단위 명의 주주 단속의 여섯 번째 국면이다. 법원은 외국인 45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태국인 39명이 조사 대상으로 소환됐다. 대상 회사들은 태국인 100% 법인으로 등록한 뒤 6개월 안에 외국인 이사를 추가하고 외국인 지분을 50% 아래로 유지하는 구조였다. 당국이 판별에 쓴 기준은 지분율이 아니라 주식 대금을 실제로 냈는가, 경영에 참여하는가, 재무 서류를 받아 보는가 세 가지였다. 사업개발국이 8월 1일부터 법인 등록 심사를 강화한 뒤 해당 유형의 등록은 5건으로 급감했다. 체포된 이들은 아직 기소되지 않은 수사 대상 신분이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 테더의 소유 구조를 다뤘다. 추정 가치 2,000억 달러로 맥도날드 시가총액을 넘는 비상장 기업이지만 누가 얼마나 소유하는지는 공개된 적이 없고, 보유 자산에 대한 완전한 감사 결과도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 토큰은 여러 지역에서 사실상 병렬 은행 체계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동남아시아 사기 조직의 산업 규모 자금세탁 수단으로도 쓰여, 각국 수사기관이 이 회사의 협조에 의존하게 됐다. 직원 수백 명의 낮은 고정비로 큰 이익을 내며 미국 국채를 한국보다 많이 사들이는 큰손이 됐다. 쟁점은 규정 위반이 아니라 규모에 걸맞은 공시 의무의 부재다. 8월 20일 시행되는 한국 개정 특금법이 국내 사업자의 대주주까지 심사하는 것과 달리 해외 발행 주체의 소유 구조는 확인할 수 없는 비대칭이 국내 실무의 과제로 남는다.
한국의 청렴 현장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51곳·지방정부 243곳·시도교육청 17곳 등 311개 기관의 2025년 공공재정지급금 부정수급 제재 현황을 집계했다. 14만 1,781건에 대해 환수 1,296억 원, 제재부가금 500억 원, 합계 1,796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2024년 대비 환수는 24%, 제재부가금은 74% 늘었다. 2020년 시행된 공공재정환수법은 부정이익 환수와 함께 그 가액의 5배 이내에서 제재부가금을 부과하도록 한다. 유형별 환수액은 생계급여 290억 원, 산업·중소기업·에너지 지원금 229억 원, 주거급여 103억 원 순이고, 친환경자동차보조금은 6억 원에서 32억 원으로 약 412% 늘었는데 보급 물량 급증으로 모집단이 커진 영향이 함께 있다. 기관 유형별로는 기초지방정부 환수 667억 원(51.4%), 중앙행정기관 제재부가금 329억 원(65.7%)이 가장 컸다. 위원회는 지급 규모 증가·신고 증가·점검 강화·기관 역량 강화를 원인으로 함께 들었다.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8월 20일부터 시행된다.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법률과 시행령·감독규정이 함께 적용되며,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은 신고 매뉴얼을 정비하고 8월 13일 사업자·예비 사업자 설명회를 열었다. 핵심은 셋이다. 범죄경력 심사 대상이 대표자·임원에서 대주주까지 확대되고, 공정거래법 등 경제범죄 관련 법률이 심사 대상 법률에 추가된다. 재무 건전성과 사회적 신용, 자금세탁방지 조직·인력·설비·내부통제체계 구비 여부를 신고 심사 단계에서 확인한다. 대주주 범위에는 최대주주·주요 주주뿐 아니라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주주, 최대주주가 법인이면 그 법인의 최대주주와 대표자까지 포함되며, 실지명의·국적·지분 보유 현황과 증빙 서류를 내야 한다. 금융정보분석원은 이 방향이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기준과 유럽연합 암호자산법 등 주요국 규제 방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본고장에서 온 흐름
나미비아 수산업 노동자 1,000명 이상이 아이슬란드 검찰에 부패 피해자 지위를 인정해 달라는 공식 청구를 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지원하는 절차다. 배경은 2019년 처음 보도된 '피시롯' 사건으로, 아이슬란드 수산 기업 삼헤르이가 어획 쿼터를 얻는 대가로 앙골라·나미비아 정부 관계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으며 회사는 잘못을 부인한다. 노동자들은 2012~2019년의 부패 행위로 직접 피해를 입었다며, 실직이 식량·주거 불안정, 심리적 스트레스, 학비 미납, 부채 누적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핵심 질문은 부패의 직접 결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를 형사 절차의 피해자로 인정할 수 있는가이며, TI는 유엔반부패협약 제35조에 따른 아이슬란드의 의무를 근거로 든다. 한국도 이 협약의 당사국이다. 아직 검찰 단계이며 인정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호를 닫으며
이번 호를 관통하는 질문은 하나다 —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국가가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가. 미국 재무부는 국내 기업의 실소유자 신고 의무를 없애고 이미 모은 자료까지 지우기로 했고, 같은 주 태국은 명의 주주 회사 33곳을 겨눠 여섯 번째 단속에 들어갔으며, 아일랜드는 첫 국가 자금세탁방지 전략을 냈고, 한국은 8월 20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까지 실지명의를 신고하게 한다. 한 주 안에 반대 방향의 답이 나왔으니 다국적 준법 정책은 '국제 기준'이라는 단수형이 아니라 관할권별 병렬 기준표로 관리하고, 어느 쪽을 골랐든 고른 이유를 기록에 남겨야 한다. 두 번째 교훈은 도구가 아니라 도구를 만든 손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알바니아의 인공지능 장관, 미국 이사회 자료에서 발견된 인공지능 오류, 감사위원회에 몰린 사이버 위험 감독은 형태만 다를 뿐 도입이 곧 통제라는 같은 착각을 가리킨다. 통제 장치를 들일 때는 그 장치를 검증할 두 번째 장치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셋째, 한국은 이 대화에서 답을 주는 쪽에 있다. 311개 기관의 부정수급 제재를 유형별로 분해해 매년 공표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앞서 있다는 것은 배울 것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배울 대상을 제도의 존재가 아니라 제도의 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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